2024년부터 사이트들을 운영하면서 메일·DM·Threads 댓글로 자주 들어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한 번에 정리해두는 게 모두에게 편할 것 같아 12가지를 추렸습니다. 답변은 짧고 솔직하게. 운영자의 진짜 숫자, 진짜 후회, 진짜 동기를 적었습니다. 광고용 멘트가 섞여 있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다듬었고, 본인의 디테일이 가능한 한 많이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Q1. 정말 혼자 119개를 만들었나요?
네. 코드, 디자인, 문구, 인프라 모두 한 사람이 처리합니다. 다만 도구의 70% 이상은 공유 컴포넌트 위에서 props 만 바꿔 끼우는 구조라, 새 사이트 하나가 평균 4~6시간이면 라이브에 올라갑니다. 0에서 1을 만든 도구는 사실 20여 개 정도이고, 나머지는 그 위의 변주입니다.
"혼자"의 의미를 정확히 하자면, 코드와 인프라 결정은 100% 운영자가 하고, 일부 디자인 시안은 Stitch/v0 같은 AI 도구를 활용합니다. 도구 자체의 구조와 정책은 사람이 정합니다. AI 가 코드를 빠르게 써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엇을 만들지" 의 판단은 1인 운영자의 사용 경험과 한국 시장 컨텍스트에서 나옵니다. 이 두 가지는 AI 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Q2. 광고 수익은 얼마나 나오나요?
솔직히 아직 적습니다. 119개를 다 합쳐서 AdSense 가 처음 지급 한도(USD 100) 를 채우기까지 6개월 가까이 걸렸습니다. 1년 누적 USD 200~400 사이입니다. 상위 5개 사이트가 거의 전부 가져가고, 나머지는 사실상 0에 가깝습니다. 광고 수익은 부수입의 일부일 뿐이고, 도구를 만드는 진짜 동기는 다른 데 있습니다(아래 Q9 참고).
광고 수익을 우선순위에 두면 운영 결정이 일그러집니다. AdSense ROI 가 가장 좋은 도구가 곧 사용자에게 가장 좋은 도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선순위는 사용자 가치 → 검색 인입 → 광고 순으로 둡니다. 광고 ROI 가 낮은 도구도 사용자 가치가 높으면 유지하고, 광고 ROI 가 높은 도구도 사용자 가치가 낮으면 다듬습니다. 이 순서가 흔들리면 1년 안에 도구가 광고 친화적으로 변질됩니다.
Q3. AI 가 만든 건 아닌가요?
코드 작성은 Claude Code 같은 AI 어시스턴트의 도움을 많이 받지만, 무엇을 만들지·왜 그렇게 만들지·어떤 메시지를 쓸지는 100% 제가 결정합니다. 글에서 같은 문장 구조가 반복돼 AI 의심을 산 적이 있어서, 최근에는 일부러 글마다 톤·구조를 다르게 합니다.
본문 어딘가에 인간만 쓸 수 있는 디테일(가족 일정·실패담·구체 숫자·새벽 3시에 한 복구 경험)을 꼭 넣는 것도 그래서 입니다. AI 가 평균을 잘 쓰는 시대일수록, 글의 가치는 평균에서 벗어난 1차 경험에서 옵니다.
Q4. 어떤 사이트가 가장 인기 있어요?
분기마다 바뀝니다. 2026년 5월 기준으로는 yebang(예방접종 안내), firekr(한국 FIRE 계산기), kmbti, saju 류가 상위에 있습니다. 다만 "인기"의 정의가 검색 유입이냐 즉시 공유냐에 따라 1·2위가 자주 뒤집힙니다.
검색 유입 기준이면 saju·kmbti 가 누적이 큽니다. 즉시 공유 기준이면 yebang·firekr 가 짧은 spike 를 만듭니다. 두 가지가 다른 도구라는 걸 인정하면, 운영 우선순위도 두 갈래로 갈라집니다.
Q5. 처음 만들 때 어떤 도구로 시작했어요?
본인이 매주 쓰는 도구로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포괄임금제 유효성 판정기(pogalwage)로 시작했는데, 회사 동료가 자주 물어보던 주제였습니다. 본인이 안 쓰는 도구는 디테일이 비어있어 사람을 못 잡습니다.
첫 도구는 동기 부여가 핵심입니다. 본인이 쓰는 도구는 매주 발견하는 작은 결함이 자연스럽게 v2, v3 로 이어집니다. 본인이 안 쓰는 도구는 v1 출시 후 손이 안 갑니다.
Q6. 시간은 언제 내요?
평일 출근 전 1시간, 퇴근 후 아이 잠든 뒤 1~2시간, 주말 오전 2~3시간. 이게 평균입니다. 1주에 합쳐서 10시간 안팎.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인프라 표준화와 "안 만드는 결정"이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큰 트러블슈팅을 하루 종일 한 날에는 사이드 코드는 한 줄도 못 씁니다. 그 점은 받아들이고, 그날은 그냥 쉽니다. 매일 하려고 하면 1년을 못 갑니다. 1주에 한 번 쉬는 것보다 1년에 100일 쉬는 게 결국 누적이 큽니다. 사이드는 단거리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1년차에 받아들이는 사람이 2년차를 만납니다.
Q7. 도메인 비용 안 비싸요?
bal.pe.kr 한 도메인 안에서 서브도메인을 119개 운영합니다. 도메인 1개의 연 갱신비 + ACM 무료 + Route 53 약간이 전부입니다. 사이트당 도메인을 따로 사면 119 × 연간 1만 원 = 연 119만 원이 됩니다. 이걸 처음부터 합친 게 가장 큰 비용 절약이었습니다.
다만 트레이드오프는 분명합니다. 도메인 차원의 SEO/AdSense 정책이 한 번 흔들리면 119개가 동시에 영향을 받습니다. 1인 운영자에게는 이 비용 절감이 그 리스크보다 크다고 판단했지만, 100개를 한 회사가 운영한다면 다른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Q8. 한국·글로벌 둘 다 노리나요?
한국 도구가 104개, 글로벌 도구가 34개(일부 겹침). 글로벌은 영문 메타·llms.txt 만 잘 갖추면 의외로 검색 유입이 들어옵니다. 다만 한국 사용자처럼 "공유"로 터지는 일은 적고, 천천히 누적되는 형태입니다.
글로벌 도구는 운영자 본인이 영어 컨텍스트로 검증할 수 있는 주제(개발자 도구, 보편적 계산기) 에만 한정합니다. 한국 시장 특화 도구는 영어로 옮겨도 글로벌 사용자에게 가치가 약합니다. 도구 선정 단계에서 시장을 분리합니다.
Q9. 진짜 동기가 뭐예요?
솔직하게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회사 일과 분리된 "내가 끝낼 수 있는 작은 단위"가 매주 필요해서. 본업에서는 의사결정이 길고 합의가 많아서 한 사이클이 분기 단위입니다. 마이크로 사이트는 4~6시간 안에 한 사이클이 끝납니다. 그 차이가 정신 건강에 큰 영향을 줍니다.
둘째, 한국에 의외로 비어 있는 작은 도구 자리가 많아서, 누군가 만들면 좋겠는데 안 만들고 있는 게 보여서. 한국어 컨텍스트, 한국 제도, 한국 시장 특화 계산기는 글로벌 도구로 대체가 안 됩니다.
셋째, 1년·5년 지나서 보면 분명 글로 남기 어려운 운영 감각이 손에 박혀 있을 거라는 기대. 이건 본업에도 흘러들어오는 자산입니다.
Q10. 가장 후회되는 결정은?
초기에 사이트마다 CloudFront 자원을 따로 만든 거. 청구서가 6배 뛰는 걸 6개월 뒤에 알아챘습니다. 지금은 공유 자원 패턴이 메모리에 박혀 있어 다시 같은 실수를 안 합니다. 인프라는 한 번 잘못 박히면 비용이 누적됩니다.
두 번째 후회는 영문 메타를 빼먹은 사이트들. 6개월간 글로벌 검색 유입을 손해 봤습니다. 지금은 빌드 시점에 i18n 메타 누락이 빌드 실패로 막혀 있어 재발하지 않습니다.
Q10.5. 가장 만족스러운 결정은? (보너스)
12개에 안 들어갔지만 매번 답하기 좋은 질문이라 짧게 보너스. 가장 만족스러운 결정은 bal.pe.kr 한 도메인 안에 119개를 모두 넣은 것입니다. 사이트당 도메인을 따로 사는 운영자 옆에서 1년을 비교해보면, 비용 차이가 연 100만 원 단위로 벌어집니다. 그 돈이 다음 도구의 디테일에 들어갑니다. 1인 운영자에게 100만 원의 차이는 결정적입니다.
Q11. 사이트 만드는 데 영감은 어디서?
80% 는 본인 또는 가족이 실제로 겪은 불편입니다. 첫 아이 출생(2025-05-27) 후에는 육아 관련 도구(이유식 단계, 영유아 발달 마일스톤, 예방접종 안내) 가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20% 는 검색 트렌드와 한국 커뮤니티의 자주 묻는 질문.
영감 → 도구로 가는 사이의 필터는 단 한 가지입니다. "내가 매주 쓸 것 같은가?" 이 질문에 yes 가 안 나오면 안 만듭니다. 검색량이 많아도 본인이 안 쓰는 도구는 디테일이 비어 있고, 사용자가 한 번 와도 다시 안 옵니다.
Q12. 마이크로 SaaS 시작하려는데 한 가지만 조언해주세요.
"첫 도구를 끝까지 출시"하는 것. 5개를 시작해서 0개를 출시한 사람이 많고, 1개를 시작해서 1개를 출시한 사람이 결국 100개를 만듭니다. 출시는 완성이 아니라 시작점입니다.
일단 도메인을 사고, 한 페이지짜리 도구라도 인터넷에 올린 사람만 그다음 100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인덱스가 잡히기 전까지는 누구의 응원도 받지 못합니다. 그 외로움을 한 번 통과한 사람이 두 번째 도구를 만듭니다. 첫 6개월 동안 트래픽 0 이라는 화면을 보는 게 마이크로 SaaS 운영자의 진짜 첫 시험입니다. 이걸 통과하지 못한 사람은 두 번째 도구의 첫 6개월도 통과하지 못합니다.
조언의 두 번째 층은 "첫 도구의 주제는 검색량이 아니라 본인의 매주 사용 빈도로 정한다" 입니다. 검색량이 많은 주제는 경쟁자가 이미 많고, 본인이 안 쓰는 주제는 디테일이 비어 있습니다. 본인이 매주 쓰는 주제는 경쟁자가 적고 디테일이 자동으로 채워집니다. 첫 도구의 결정 한 줄을 이 기준으로 내리면 1년차 통과 확률이 크게 올라갑니다.
보너스 Q13~Q15 — 짧게 답하지만 자주 들어온 질문
12개로 끊으려 했는데, 이 회차에 답을 빼면 다음 회차까지 미뤄지는 것이 안 좋을 것 같은 질문 3개를 짧게 보너스로 답하고 마칩니다.
Q13.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6개월째 트래픽이 0 입니다. 그만둬도 될까요?
A. 트래픽 0 은 운영자의 잘못이 아니라 인덱싱의 시차입니다. 새 도메인은 보통 검색 인덱스에 정상으로 잡히기까지 3~6개월이 걸립니다. 6개월째라면 이제 막 인덱스가 잡히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그만둘 결정은 인덱싱이 끝난 다음 3개월 데이터로 하세요. 인덱싱 전 6개월에 그만두는 사람이 가장 많고, 그게 가장 아까운 결정입니다.
Q14. 119개 중에 정말 안 쓰는 도구는 지우나요?
A. 지우진 않습니다. noindex 처리합니다. 검색에서 빠지지만 도메인에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이미 8개 사이트가 이 상태입니다. 도메인을 지우는 순간 그 도구의 외부 링크가 모두 404 가 되고 사이트 전체의 도메인 권위에 미세하게 손해를 줍니다. noindex 는 비용이 0 이고 복구가 30초입니다.
Q15. 가족이 사이트 운영을 어떻게 보나요?
A. 처음에는 "왜 그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있냐" 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이번 주에 새로 만든 거 뭐야?" 가 됐습니다. 사이트가 0.5명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는 걸 옆에서 본 결과입니다. 가족에게 사이드를 설명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사용자 한 명의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GA4 숫자보다 메시지 하나가 100배 효과적입니다.
이번 회차에 들어오지 않은 좋은 질문 3가지
다음 회차에 답하고 싶은 좋은 질문들이 있어서 미리 적어둡니다. 답을 준비하는 데에 시간이 좀 필요한 것들입니다.
- "다음 1년에 신규 출시를 줄인다면 비어지는 시간에 무엇을 하나요?"
- "사이트가 1개도 안 팔리는 시점에 가족에게 어떻게 설명했나요?" (Q15 와 별도, 더 자세한 답을 준비)
- "AdSense 외 한국 사용자에게 통하는 수익화 모델이 정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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